[현장] 신종욱 목사, ‘줄연 퍼포먼스’로 선교 120주년 축하
‘로고 가오리연’ 120개 두둥실 ... 대형 현수막도 걸어 壯觀 연출
지난 5일 오전 11시, 난지한강시민공원 둔치.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나무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하이킹을 하는 동호인이나 가볍게 달리기하는 사람 등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모습이 흔히 보였다. 맑고 화창한 날씨에 반려견과 산책 나온 이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그 가운데 패스파인더 제복과 모자를 눌러쓴 신종욱 목사(서중한 서울남부교회)도 있었다. 작업용 장갑을 낀 그의 손에는 특수 나일론 재질의 강줄과 대형 가방에 가득 담길 만큼 많은 양의 연이 촘촘히 쥐어져 있었다. 신 목사는 이날 한국선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120개의 연을 엮어 띄우는 ‘줄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그는 총연장 360미터 길이의 ‘로고 가오리연’을 하늘에 날렸다. 연마다 선명하게 새겨진 교단 마크는 직전 사역지였던 철원교회 패스파인더 대원들이 직접 그려 넣었다. ‘치마’라고 부르는 꼬리는 무지개색 화선지로 곱게 치장했다. 서울남부교회 청년들이 정성을 다해 도왔다. 무게를 견디고 양쪽의 균형과 중심을 맞추기 위해 댓살도 특수제작했다. 1시간 전부터 나와 준비했다는 그는 수시로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체크했다. 너무 약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세서도 안 된다. 제일 먼저 띄운 리드연이 두둥실 떠올라 창공을 갈랐다. 고공의 바람을 타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자 이내 그의 손과 눈이 바빠졌다. 줄을 길게도 잡고, 짧게도 잡으면서 몇 번이고 풀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이어 하나의 줄로 연결된 삼각 가오리연이 줄줄이 하늘로 떠올랐다. 바람을 타자 금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하나씩 신 목사의 손을 떠날 때마다 ‘챙’ ‘챙’ 소리가 날 정도로 팽팽했다. 마지막 30미터 지점에는 가로 3미터, 세로 8미터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한국선교 120주년 기념로고와 ‘하나님께 영광을, 이웃에 사랑을, 세상에 진리를’이라고 쓴 표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휘날리는 연의 군무에 길을 오가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춰 서서 시선을 고정했다. “이전에 보지 못한 장관”이라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재빨리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며 이채로운 순간을 저장했다. 재림교회와 한국선교 역사에 관해 궁금해하며 호기심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그 자체로 교단 홍보였다. 기자가 직접 줄을 잡아보니 어마어마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성인남성이 휘청이며 끌려갈 정도로 육중했다. 바람이 잦아들고, 현수막을 내린 상태인데도 ‘손맛’이 묵직했다. 연의 특성을 잘 알고 다룰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해 보였다. 신 목사는 이날 퍼포먼스를 교단 안으로는 한국선교 120주년을 기념하고, 밖으로는 우리 사회와 시민들에게 재림교회의 선교 120년을 알리기 위해 준비했다. 지난 역사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 “바람에 연이 날아오르듯,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성령의 바람이 힘차게 일어나길 바랍니다.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에 진리와 구원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성령충만한 ‘복음의 시대’가 열리길 간절히 기도합니다”같은 교회의 김성준 청년과 스벤 심 선교사도 현장에 나와 신 목사와 ‘동역’했다. 필리핀 출신의 스벤 선교사는 “이런 멋진 장면은 처음 본다. 한국선교 120주년 행사에 이렇게 특별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웃음 지었다. 장세훈 장로(영등포교회)도 자리를 같이했다. 한국선교 120주년 메인로고를 디자인한 주인공이다. 그는 “재림교회의 정체성과 세천사의 기별을 널리 알리고 싶어 십자가와 성경 그리고 나팔을 형상화했다”라고 설명하며 “직접 만든 작품이 연과 함께 펄럭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신종욱 목사의 연날리기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진’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선교대회(IMC, International Mission Congress) 개막일에도 집회를 축하하는 줄연 퍼포먼스를 펼쳤다. 철원교회에 시무할 때는 경기북부지역 패스파인더 대원들과 함께 ‘연 캠프’를 열기도 했다.그는 연을 패스파인더의 기능으로 안착시키고 싶다. 서중한합회뿐 아니라 다른 합회나 지역과도 협력하며 활성화하고 싶다. 특히 일본, 중국, 대만, 인도 등 연을 날리는 문화가 있는 해외 국가들과의 문화선교 교류도 꿈꾼다. “연을 날리면서는 절대 땅을 볼 수 없어요. 오직 하늘만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하늘 본향을 향해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대단히 큰 신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 장면을 생각하거나 구름 타고 다시 오실 주님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구원의 소망을 품을 수 있도록 가르치기에 아주 그만입니다”